두통·뇌신경

우리 아이 초등학생인데 두통이 자꾸 반복되는 게 정상인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 박사 · 한방내과 전문의 · 변박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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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머리 아파요”라고 말할 때,
많은 부모님이 처음엔 꾀병이나 피곤함으로 넘기게 됩니다.

그런데 한 달에 두세 번, 혹은 그 이상 반복된다면
이건 단순한 피로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소아 두통은 성인 두통과 다른 구조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구조를 이해하면, 왜 이 두통이 반복되는지
자연스럽게 납득이 됩니다.

변박사한의원 원장 변성범

두통이 반복되는 아이는 신경 반응의 문턱이 낮아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뇌는 왜 더 쉽게 두통을 만들까

뇌 안에는 머리와 얼굴 전반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있습니다.
이 신경이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할 때,
두통의 씨앗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신경이 활성화되면 주변의 혈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혈관이 팽창하고 주변에 염증 물질이 쏟아지면서
욱신욱신 뛰는 듯한 통증이 만들어지는 거죠.

문제는 소아기의 뇌가 성인보다 이 반응에 훨씬 더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뇌가 아직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극을 억제하는 조절 능력이 성인만큼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피곤해도, 밥을 거른 날에도,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도
이 신경-혈관 반응이 쉽게 작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한 번 활성화된 신경 반응은
반복될수록 더 낮은 자극에서도 켜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방치할수록 반응의 문턱이 낮아지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반복되는 두통, 단순 자극이 아닌 ‘패턴’이 생긴 것

소아 편두통이 까다로운 이유는
단순히 신경 하나가 과민한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신경의 과민성, 수면의 질, 식사 패턴, 스트레스 민감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두통의 반복 구조를 형성합니다.

예를 들어 봅니다.
학기 중 스트레스가 쌓이면 수면이 얕아지고,
수면이 얕아지면 뇌의 신경 조절 능력이 떨어집니다.
조절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아침밥을 거르면
혈당이 떨어지고, 이것이 신경-혈관 반응의 방아쇠를 당깁니다.

이 과정을 겪고 나면 신경계는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더 빠르게 반응하도록
기억처럼 저장해 두게 됩니다.

결국 ‘또 두통이 왔다’는 말 속에는
여러 요소가 얽힌 하나의 패턴이 만들어졌다는 신호가 담겨 있습니다.

아이마다 이 패턴을 촉발하는 조합이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잠이 부족할 때,
어떤 아이는 시험 기간에,
어떤 아이는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는 날에 집중됩니다.

그래서 두통의 빈도와 상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이 패턴을 파악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아이 두통에서 놓치기 쉬운 신호들

소아 두통은 성인처럼 “머리 오른쪽이 아파요”라는
명확한 표현이 나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배가 아프다거나, 구역질이 난다거나,
빛이 싫다거나, 소리가 거슬린다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를 두통의 동반 증상으로 보지 않고
소화 문제나 과민반응으로 분류하면 두통의 전체 그림을 놓치게 됩니다.

또한 초등학생 시기에는
두통이 있어도 놀고 나면 괜찮아지거나
수업 중에 갑자기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 눈에 “별로 심하지 않네”로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두통이 반복되는 시기에 적절한 관심 없이 지나가면,
뇌의 신경 조절 회로 자체가 과민한 방향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빈도가 월 1~2회를 넘거나,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꾀병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변박사한의원 원장 변성범

같은 또래여도 두통을 만드는 조합은 아이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 두통이 ‘계속될 운명’은 아닙니다

반복되는 소아 두통을 두고
“크면 나아지겠지”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실제로 사춘기 이후 호르몬 환경이 바뀌면서
두통 패턴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과민해진 신경 반응의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어른이 된 뒤 편두통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두통을 단순한 성장통으로 넘기지 않고,
어떤 요소들이 얽혀서 이 패턴을 만들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시선입니다.

신경의 과민성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환경이 바뀌고, 수면이 안정되고, 자극의 누적이 줄어들면
반응의 문턱은 다시 올라갑니다.
즉, 이 구조는 바뀔 수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증상을 누르는 것과 반응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다른 방향의 접근입니다.
아이의 두통이 반복된다면, 그 두 번째 방향을 생각해볼 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초등학생 두통이 반복되는 게 편두통인가요?

A. 소아 편두통은 성인과 달리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고 구역질, 빛·소리 민감 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월 1회 이상, 30분 넘게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편두통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Q. 아이 두통이 스트레스 때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두통이 특정 상황(시험 기간, 개학 초, 갈등 상황)에 집중된다면 심리·스트레스 요인이 방아쇠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통 날짜와 당일 상황을 기록해 두면 패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아이 두통에 진통제를 먹여도 되나요?

A. 소아에게 진통제를 쓸 경우 용량과 빈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통제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두통이 더 잦아지는 방향으로 신경계가 반응할 수 있어, 복용 빈도 자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아이가 두통을 호소할 때 식사나 수면이 영향을 주나요?

A. 소아기 뇌는 혈당 변동과 수면 부족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평소보다 수면이 짧았던 날에 두통이 집중된다면, 이 두 요소가 신경-혈관 반응의 방아쇠가 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Q. 소아 두통이 성인 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나요?

A. 소아기에 반복된 신경 과민 반응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성인기에도 편두통 패턴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드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두통의 빈도와 구조를 지금부터 살펴보는 것이 이후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